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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빈 교실에서
글·사진
강병욱 이우학교 수학교사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이야 틀림이 있겠습니까마는
제 몸뚱이에 달린 제 손가락인데도
잘난 놈 따로 못난 놈 따로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습디다.
아마도 아직 눈이 덜 떨어진 탓일 테지요.
방학이라 주인 없이 텅 빈 교실
서늘한 그늘과 고요만이 가득한데
내 눈길은 못난 놈 앉아있던 자리로만 향하고
내 한 손은 다른 한 손의 못난 손가락만 어루만지고 있습니다.
눈만 덜 떨어진 줄 알았는데 마음까지도 덜 떨어졌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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