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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읽는 詩
사진 이야기
어느 날 구두가 말했다
삶이란 구두처럼 발이 아픈 거라고
피멍든 자리 구두살 잡히며
발처럼 낮아지고 평평해지는 거라 했다
어느새 낡고 헐거워져
더 이상 상처를 만들 수 없는 헌 구두
이 경
시인
그 뼈아픈 구두가
54년 경남산청 출생
내 못생긴 발을 꼭 닮아 있음을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문학박사 졸업
93년 계간 <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소와 뻐꾹새소리와 엄지발가락>,
알게 되는 것이라 했다
<흰소, 고삐를 놓아라>,<푸른 독> 이 있음
유심작품상 수상. 계간<시와시학> 편집
한쪽으로만 무거운 가방을 메는 외골수로
장 역임, 현재 경희대학교 겸임교수
뒤축이 삐뚜름하게 닳은 구두가
내 칼발을 제 안에 들이느라
나보다 더 아팠음을 깨닫는 일이라 했다
책상 위에 쌓여있는 책들처럼
멀고 험한 길을 함께 걸어와
용량을 초과하는 힘겨운 시간에 가위눌릴 때
여기저기서 물이 새는 구두
누군가 살짝 놓고 간
벌써 버릴 때가 지나버린 그 구두가
따스한 마음은
너덜 너덜 구멍난 내 살 같아
첫사랑의 수줍은 고백처럼 설레게 합니다.
함부로 버릴 수조차 없게 되는 것이라고
사람들은
진정한 스승도
제자도 없는
녹록지 않은 세상이라 말하지만
카네이션에 담긴
사랑의 마음에
오늘 이 시간
선생님이라는 이름에 충분히 행복합니다.
글?사진 : 이 형 석 호매실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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