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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밖으로
길위의생각
가을에만나는낙서혹은기억
안 영 선
글 사진
/ 용인 성지중학교 교사
낡아질수록 선명해지는 흔적
젖은 걸레가 지나온 시간을 훔쳐내고 있다.
깨어진 창 안을 기웃대던 풍경이 물기를 발라내면
기이한 도형과 조각난 자모음이
매듭짓지 못한 이야기만 풀어놓는다.
운동장에 주전자 하나 어린 시절을 그리고 있다.
오징어 모양이거나 십자가 모양이거나
간혹 퇴적층에 남은 화석 같은 것
술래로 남은 마흔의 사내가
양팔을 벌린 채 이름조차 가물가물한
옥수수
햇볕 등진 작은 그림자를 쫓고 있다
▲ 처마에 달린
쫓을수록 흐려지는 낙서 혹은 기억
흐린 내 그림자는 또 다른 술래에 쫓기고 있다.
▼ 양평 세미원의 항아리 의자
경기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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