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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교사 독서동아리[생각전달자]
올해 교내 교사동아리에 독서동아리를 만들고 회원을 모집했다. 그런데, 신청자 명단을 보니
90%가 학교에서 가장 바쁜 부장교사들이었다. 경험상 교사 독서동아리는 실제로 책을 읽고 올
수 있는 사람이 적다. 하물며 학교에서 쉴 틈 없이 수업과 회의 사이를 오가는 부장교사들이
어떻게 책을 읽고 모여 토론까지 수 있을까? 그래서 ‘읽어오지 않아도 되고, 더 재미있으면서
진짜로 읽는 방법이 있어요.’라고 말하며 동아리 시간에 모여 낭독할 것을 제안했다. 교사가 낭
독의 즐거움과 효과를 몸소 체험해야 아이들하고도 쉽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이제나저제나
기회를 엿보고 있던 참이기도 했다.
교사낭독은 비교적 자유롭게 진행한다. 낭
사실 학교현장에서 교사들이 책을 읽을
독을 하다가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나 흥
여유를 내기란 참 어렵다. 게다가 요즘에
미로운 부분이 나오면 잠시 멈추고 이야
는 읽고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생
기를 나누다가 이어서 낭독을 계속한다.
각할 겨를도 없이 대략의 개요만 파악하
첫 모임에서 어린이용 책과 어른용 책을
고 넘어가야 할 때가 많다. 그런데 이 시
번갈아 읽기로 결정하였다. 낭독은 한 번
간은 쫓기지 않고 빨리 많이 읽을 필요도
에 3∼40페이지 정도만 읽을 수 있으므로
없으며 천천히 차를 마시며 소리 내어 읽
매주 읽어야 내용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읽어주는 소리
데, 동아리 시간은 격주에 한 번이다. 그
를 듣기도 하는 여유로운 시간이다. 이런
래서 한 주는 낭독하고 한 주는 조금씩
시간은 교사들에게 힐링하는 시간과 다름
읽어오는 걸로 가닥을 잡았다.
없을 것이다.
첫 낭독을 한 후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첫 책으로 로이스 로리의 청소년 소설
참을 수 없었던 나머지 그날로 다 읽어
『기억 전달자』를 골랐다. 『기억 전달자』
버렸다는 것이다. 낭독이 주는 재미와 감
는 고학년 추천도서 중에 수준이 가장
동의 효과를 첫 날부터 실감한 것이다.
높은 책에 속한다. 『1984』와 『멋진 신세
“아이들 책이 이렇게 흥미진진할 줄
계』처럼 디스토피아를 그린 흥미로운 SF
몰랐어요.”
소설인데, 아이들에게 반응이 꽤 좋은 편
“수십 년 전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
이다. 아니나 다를까? 『기억 전달자』는
을까요? 작가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첫 낭독 날부터 교사들을 사로잡았다. 그
“정말로 미래에 이런 통제사회가 된다
런데 두 번째 모임 날, 몇몇 선생님들 덕
면 정말 슬프겠네요.”
분에 모두 한참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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