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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스승릴레이 :예순네번째
책한권에담긴
20세기의20가지상징들
소사중학교범소영선생님
인생의 3분의 1은 20세기에 살았고, 나머지는 21세기에 살아가게 되겠지만 저
는 스스로를 20세기 사람이라고 말하는 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21세기에 자신
을 담가 더 긴 시간을 살아가겠지만 제 가치관이나 감성을 아우르는 핵심이 10
대, 20대를 지나온 20세기에 구축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그릇 안에서 21세기
를 이해하고 느끼며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런 저이기에 “지나 보낸 것, 떠올리
고 그리워하는 것, 그리고 부끄러운 반성 들은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를 기대하
는 것보다 더 큰 영감의 원천이 된다”는 지은이의 말이 20세기를 기억하는 저
에게 첫 장부터 공감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간을 함께 공유
하는 저의 아이들에게는 20세기가 어떻게 이해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시리야(Hey, Siri), 오늘 날씨 어때?”
아이패드가 출시되고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 기기를 쪽쪽이, 장난감을 대신하며 자라온 우리 아이들은 하루를
기계와 소통하며 시작하는 알파 세대입니다. 반면 우리는 20세기의 끝자락에서 태어나 스마트폰보다 종이로
된 책을 손에 쥔 날이 더 많은 아날로그 세대입니다. 하지만 두 세대 모두 H.O.T의 ‘캔디’를 흥얼거리고, ‘내셔널
지오그래픽’ 로고가 박힌 옷을 입고, 앤디 워홀의 수많은 ‘마리린 먼로’를 공유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오메가 세대’가 21세기에 태어나더라도 그들은 다사다난했던 100년, 20세기의 문화와 감성의 유산을 상속받
아 다음 세대를 준비할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시대를 공유하는 저의 아이와 함께 20세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
고 싶었는데, 「친애하는 20세기」는 단연 최고의 책이었습니다. “오늘의 클래식, 시대의 아이콘, 나의 취향이 된
20세기 걸작들의 문제적 탄생기”라는 부제를 달고 20개의 상징들에 대한 역사를 짧게는 12페이지, 길어도 24
페이지 안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글과 기호로만 이루어진 지식 정보를 만화에 담아내겠다는 작가 정신으로 독
자에게 친숙한 읽을거리를 던졌습니다. 지은이는 텍스트로 된 지식을 그림의 틀로 구축해나가는 과정의 어려
움을 토로하며 그림과 텍스트, 정보가 융합된 만화 한 컷, 한 컷으로 표현하였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직관적으
로 한 시대를 아우르는 상징들을 머릿속에 정돈된 하나의 그림이자 지식으로 기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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