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52페이지

한국 사회 전반에 수준별 수업에 대한 환상이 있어
보여요. 우리 학교도 초창기 상당한 기대를 품고 수준
별 수업을 실시했고요. 그런데 막상 수준별 수업을 진
행했을 때 C반과 B반의 하향평준화가 문제로 나타났
어요. 사실 우리 학교 분위기에서 C반 간다고 아이들
이 마음의 상처를 입을 일은 별로 없잖아요. 하지만
또래 친구로부터 자극을 받을 수 없다는 게 C반의 가
장 큰 문제였어요. 또 대형 어학학원처럼 학생들의 학
습 능력에 따라 12명씩 반을 나눌 수도 없어 각 반의
경계선에 있는 아이들이 힘들어했어요. 예를 들면 B
반의 위쪽 아이들은 B반의 수업내용에 대해 관심 없
어 하면서 A반에 가길 원했죠. 또 A반에서도 수업 내
용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있었어요.
또 교사들의 수업 준비 부담이 장난이 아니었어요.
제가 부임했을 때는 2005년도였는데, 3개 학년 수업
을 담당한 관계로 매주 6블록 12시간 수업
(다 1회용 수
을 준비해야 했어요. 저희는 학원 강사처럼 수업만
하는 게 아니어서 그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
각자 수준이 다른 반의 수업을 맡는 만큼 교과 협의도
어렵고 수업 준비도 부실해지기 쉬웠죠. 학년 당 12반
정도의 규모를 갖는 일반 학교라면 교사들이 이런 어
려움을 겪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에요.
그래서 교과서보다 수준 높은 텍스트를 활용하고,
도전적 과제를 제시하며, 학습능력과 속도가 다른 학
외국에서 1년 넘게 거주하다가 온 아이들로부터 쉬
생들이 협동을 통해 함께 배운다는‘배움의 공동체’
운 영어 단어도 헤매는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한 학급
수업 전략이 저희 영어과 교사들한테 솔깃할 수밖에
에 다양한 수준의 아이들이 한데 섞여 있습니다. 이
없었어요. 20명 아이들과의 통합 수업을 충분히 시도
아이들을 통합 수업을 통해 각각 윈윈win-win하도록
해 볼 만하다고 판단했던 거죠.
이끈다는 게 그리 녹녹한 과제는 아니었을 것 같습니
107
2008년 05월 |

현재 포커스의 아래내용들은 동일한 컨텐츠를 가지고 페이지넘김 효과및 시각적 효과를 제공하는 페이지이므로 스크린리더 사용자는 여기까지만 낭독하시고 위의 페이지이동 링크를 사용하여 다음페이지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