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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페이지 본문시작
입학, 새로운 시작
역사교육의 폭과 깊이
시작은 언제나 반가운 것
가르친 만큼
지역이라서 고등학교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
졸업과 동시에 찾아온
다. 친구와는 다르게 난 학교가 결정돼서 교복까지
자라는 아이들
새로운 시작
구입해서 입어 보았다고 했더니, 친구가 교복을 보고
싶다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겠다는 말에“학교가 명
2007년 2월 14일은 중학
문고등학교야.”라고 하니 친구가“너 공부 잘 했었
임 웅 환
교 교복을 마지막으로 입었
나보다. 명문고등학교도 들어가고…….”
친구는 아마
(보훈교육연구원 원장)
던 날이다. 3년이라는 시간
도 명문(名門)고등학교라고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친
이 결코 짧지 않아서 교복
정 두 리
구의 대답에 난“뭐, 그런 건 아니고.”그냥 으스대보
은 이제 해질 대로 해졌다.
요즘 방영되고 있는 사극드라마를 보면서 필자는 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학계에서 정리되지 않은
(명문고등학교 1학년)
고 싶은 마음에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고 얼버무렸
해진 교복을 바라보며 느끼
러한 생각을 해본다. “우리 선조들이 현재 우리의 삶이
역사내용을 학생들에게 직접 전파하려는 의도가 가끔씩
다. 아직도 그 친구는 내가 다닐 고등학교의 이름에
는 아쉬움과 섭섭함도 잠시, 입학에 대한 기대감에
자신들이 구상하고 예견했던 삶과 얼마나 일치한다고
발견되는데 이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공부를 하면서
대해 오해하고 있을 것이다.
새 교복을 자주 입어 본다. 그런 탓에 아직은 어색해
생각하실까?”라고 말이다. 역사란 우리 자신들의 삶으
느낀‘학문에 대한 열정’
과‘학문의 결과’
는 엄연히 다
야 할 새 교복이 이제 3년 동안 입은 중학교 교복 못
로부터 시작하여 동시대 사람들이 함께 쓰는 삶의 기록
르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다. ‘자신이 갈망하는 것
지않게 익숙하였으며 빨리 학교에 가고 싶었고 이러
인 동시에 카아(E. H. Carr)가 정의했듯이‘과거와 현
을 상대방도 그러하리라’
는 추단은 일선 교육현장에서
새 학년 새 학기에 대한 기대
한 기대로 가득찬 고등학교 생활이 보랏빛 미래로 다
재의 끊임없는 대화’
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역사라는
쉽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런데 역사교육이 시험과
이별과 만남은 동시에 찾아온다고 했다. 졸업이라
가왔다. 이미 입학 이후의 계획도 세워놓았으며 체육
것은 사실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사실에 대한 해석
목의 대상이 되는 한 역사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방
는 이별과 만남이라는 입학 속에 있는 나는 그 말을
복도 개어서 가방에 넣어두었다. 또 새 학년이 되면
이다. 우리가 우리의 뇌리에 기억할 수 있는 역사란‘해
법이 있을까에 의문이 있다. 시험이라는 평가의 대상이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에 대
반에 들어오실 선생님들께서 자기소개서를 적어보라
석된 역사’일 수 밖에 없다. 우리가 학창시절에 배웠던
될 때 역사는 시험에 맞게끔 변형되어 버리는 속성이 있
한 아쉬움과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이 교차한다.
고 하실 테고 당연히 내 소개도 미리 준비해 두었다.
역사와 지금의 역사의 내용이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도
다. 다른 과목들의 대부분은 우리가 건전한 사회인으로
섭섭한 마음만큼이나 고등학교에 가서는 나와는 가
이렇듯 고등학교 입학이 초등학교 입학할 때의 그 두
‘해석의 관점’
이 그간 많이 변한 탓일 것이다.
사는데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데에 중점이 있다면 역
치관이나 관심사가 다른 다양한 친구들을 많이 사귀
근거림과 설렘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을 보면 나에게
사교육이란 지식보다는 결국‘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었으면 좋겠다. ‘사귄 친구들이 진실한 것이 확인되
는 시작이라는 것이 언제나 반가운 것인가 보다.
시험을 위한 역사 VS 스스로 느끼는 역사
을 가지기 위한 지혜를 습득하는 것에 중점이 있다고 생
면 절대로 놓치지 마라’
(셰익스피어의 햄릿 中)라는
필자가 기억하기로는 학창시절에 배웠던 역사는 정말
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사교육이란 스스로 느끼지
말을 기억하면서 진실된 친구를 나의 잘못으로 인해
시험을 위한 역사이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더라도 그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유학시절에 미국의
명문고?!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것이 맞는 것이고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학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한국을 소개할 기회가 있어 한국
새로운 학교에서 새롭게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는
내가 입학하게 될 고등학교는 광명시에 있는 명문
창시절에는 통설적인 해석에 기초한 역사교육이 이루어
의 도자기에 대하여 당시 문화관광부에서 제작한
사실이 나를 들뜨게 한다.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날 테
(明文)고등학교이다. 이 이름 때문에 광명이 아닌 다
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름대로
16mm 필름을 가지고 상영하였다. 그런데 뜻밖에도 학
고 더 많은 경험을 할 테니까……. 나처럼 고등학교
른 지역 사람들은 우리학교 이름으로 인해 때때로 오
의 역사관이 가미될 수 있는 시기는, 특히 고등교육을
생들 대부분이 졸고 있는 난처한 경험을 하였다. 당시
에 입학을 앞둔 많은 친구들이 지금의 내 심정과 같
해를 한다. 친구 집에 갔을 때 일이었다. 고등학교에
중심으로 삶을 살아가면서 습득한 각종 지식들과 경험
필자의 지식은‘상감청자 등 우수한 예술품을 만들었
지는 않을까.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친구가 살고 있는 곳은 평준화
으로 이루어지는 사실에 대한 해석능력을 가지고 각기
다’
는 한 줄의 그저 무미건조한 교과서의 기술뿐이었
다양한 역사관을 가지는 동시에 우리 민족에 대한 감각
다. 상감청자를 예로 들어보면 청자를 만드는 안료의 특
과 평가의 안목을 갖추게 되는 시기와 일치할 것이다.
성이나 이를 채취하는 방법, 당시의 기술적인 측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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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경기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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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piring Gyeonggi Education
2007
역사교육의 폭과 깊이
시작은 언제나 반가운 것
가르친 만큼
지역이라서 고등학교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
졸업과 동시에 찾아온
다. 친구와는 다르게 난 학교가 결정돼서 교복까지
자라는 아이들
새로운 시작
구입해서 입어 보았다고 했더니, 친구가 교복을 보고
싶다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겠다는 말에“학교가 명
2007년 2월 14일은 중학
문고등학교야.”라고 하니 친구가“너 공부 잘 했었
임 웅 환
교 교복을 마지막으로 입었
나보다. 명문고등학교도 들어가고…….”
친구는 아마
(보훈교육연구원 원장)
던 날이다. 3년이라는 시간
도 명문(名門)고등학교라고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친
이 결코 짧지 않아서 교복
정 두 리
구의 대답에 난“뭐, 그런 건 아니고.”그냥 으스대보
은 이제 해질 대로 해졌다.
요즘 방영되고 있는 사극드라마를 보면서 필자는 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학계에서 정리되지 않은
(명문고등학교 1학년)
고 싶은 마음에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고 얼버무렸
해진 교복을 바라보며 느끼
러한 생각을 해본다. “우리 선조들이 현재 우리의 삶이
역사내용을 학생들에게 직접 전파하려는 의도가 가끔씩
다. 아직도 그 친구는 내가 다닐 고등학교의 이름에
는 아쉬움과 섭섭함도 잠시, 입학에 대한 기대감에
자신들이 구상하고 예견했던 삶과 얼마나 일치한다고
발견되는데 이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공부를 하면서
대해 오해하고 있을 것이다.
새 교복을 자주 입어 본다. 그런 탓에 아직은 어색해
생각하실까?”라고 말이다. 역사란 우리 자신들의 삶으
느낀‘학문에 대한 열정’
과‘학문의 결과’
는 엄연히 다
야 할 새 교복이 이제 3년 동안 입은 중학교 교복 못
로부터 시작하여 동시대 사람들이 함께 쓰는 삶의 기록
르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다. ‘자신이 갈망하는 것
지않게 익숙하였으며 빨리 학교에 가고 싶었고 이러
인 동시에 카아(E. H. Carr)가 정의했듯이‘과거와 현
을 상대방도 그러하리라’
는 추단은 일선 교육현장에서
새 학년 새 학기에 대한 기대
한 기대로 가득찬 고등학교 생활이 보랏빛 미래로 다
재의 끊임없는 대화’
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역사라는
쉽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런데 역사교육이 시험과
이별과 만남은 동시에 찾아온다고 했다. 졸업이라
가왔다. 이미 입학 이후의 계획도 세워놓았으며 체육
것은 사실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사실에 대한 해석
목의 대상이 되는 한 역사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방
는 이별과 만남이라는 입학 속에 있는 나는 그 말을
복도 개어서 가방에 넣어두었다. 또 새 학년이 되면
이다. 우리가 우리의 뇌리에 기억할 수 있는 역사란‘해
법이 있을까에 의문이 있다. 시험이라는 평가의 대상이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에 대
반에 들어오실 선생님들께서 자기소개서를 적어보라
석된 역사’일 수 밖에 없다. 우리가 학창시절에 배웠던
될 때 역사는 시험에 맞게끔 변형되어 버리는 속성이 있
한 아쉬움과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이 교차한다.
고 하실 테고 당연히 내 소개도 미리 준비해 두었다.
역사와 지금의 역사의 내용이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도
다. 다른 과목들의 대부분은 우리가 건전한 사회인으로
섭섭한 마음만큼이나 고등학교에 가서는 나와는 가
이렇듯 고등학교 입학이 초등학교 입학할 때의 그 두
‘해석의 관점’
이 그간 많이 변한 탓일 것이다.
사는데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데에 중점이 있다면 역
치관이나 관심사가 다른 다양한 친구들을 많이 사귀
근거림과 설렘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을 보면 나에게
사교육이란 지식보다는 결국‘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었으면 좋겠다. ‘사귄 친구들이 진실한 것이 확인되
는 시작이라는 것이 언제나 반가운 것인가 보다.
시험을 위한 역사 VS 스스로 느끼는 역사
을 가지기 위한 지혜를 습득하는 것에 중점이 있다고 생
면 절대로 놓치지 마라’
(셰익스피어의 햄릿 中)라는
필자가 기억하기로는 학창시절에 배웠던 역사는 정말
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사교육이란 스스로 느끼지
말을 기억하면서 진실된 친구를 나의 잘못으로 인해
시험을 위한 역사이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더라도 그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유학시절에 미국의
명문고?!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것이 맞는 것이고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학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한국을 소개할 기회가 있어 한국
새로운 학교에서 새롭게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는
내가 입학하게 될 고등학교는 광명시에 있는 명문
창시절에는 통설적인 해석에 기초한 역사교육이 이루어
의 도자기에 대하여 당시 문화관광부에서 제작한
사실이 나를 들뜨게 한다.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날 테
(明文)고등학교이다. 이 이름 때문에 광명이 아닌 다
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름대로
16mm 필름을 가지고 상영하였다. 그런데 뜻밖에도 학
고 더 많은 경험을 할 테니까……. 나처럼 고등학교
른 지역 사람들은 우리학교 이름으로 인해 때때로 오
의 역사관이 가미될 수 있는 시기는, 특히 고등교육을
생들 대부분이 졸고 있는 난처한 경험을 하였다. 당시
에 입학을 앞둔 많은 친구들이 지금의 내 심정과 같
해를 한다. 친구 집에 갔을 때 일이었다. 고등학교에
중심으로 삶을 살아가면서 습득한 각종 지식들과 경험
필자의 지식은‘상감청자 등 우수한 예술품을 만들었
지는 않을까.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친구가 살고 있는 곳은 평준화
으로 이루어지는 사실에 대한 해석능력을 가지고 각기
다’
는 한 줄의 그저 무미건조한 교과서의 기술뿐이었
다양한 역사관을 가지는 동시에 우리 민족에 대한 감각
다. 상감청자를 예로 들어보면 청자를 만드는 안료의 특
과 평가의 안목을 갖추게 되는 시기와 일치할 것이다.
성이나 이를 채취하는 방법, 당시의 기술적인 측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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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경기교육
03
Inspiring Gyeonggi Education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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