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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육의 폭과 깊이
역사교육의 폭과 깊이
역사를 재미있게 가르치고 배울 수 있을까?
동아시아 3국 역사전쟁의 해법을 찾아서
이런 이유로 한결같은 나의 고민은 당연하게도‘어떻
그나저나 올해는 좀 조용히 지나가게 될까. 혹자는
게 하면 역사를 재미있게 가르치고 배울 수 있을까?’이
‘동아시아 3국의 역사전쟁’
이라고도 부르는 중국과 우
고, 지금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수업을 진행해 봤지. 그
리나라,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의 역사를 둘러싼 힘겨루
림으로 역사 상황 표현하기, 스피드 퀴즈, 유물을 통해
기, 이런 사건들을 보면서‘내가 할 일은 뭔가?’그런 생
역사 읽기, 역사적 내용을 담은 일기 혹은 기사문 쓰기,
각해 봤겠지. 넌 뭘 할 것 같니? 중국 정부와 일본 교과
역사 속 인물과 가상 인터뷰하기 등등… (더 멋진 방법
서 집필진들에 대한 분노? 국력 향상을 통한 중국과 일
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역사 선생님들이 많아. 내 수업도
본에 대한 승리 혹은 역공세 취하기? 글쎄… 일련의 사
그런 분들에게 많이 빚지고 있어.) 얼핏 공통점이 없어
건들을 통해 한, 중, 일 세 나라의 역사 인식에 큰 차이
보이는 이 수업들에도 원칙은 있지. 되도록 학생들이 스
가 있다는 것은 이미 극명하게 드러난 상태. 이 간극을
스로 자료를 조사거나 분석하는 등 학생 스스로 생각해
좁힐 수 있게 역사 인식의 접점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
우리 주장만 옳고 중국측 주장은 터무니없는 엉터리라
서 답을 얻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인다는 거
까? 잘 알려진 사실은 아니지만 한, 중, 일 역사학자들
는 식의 인식을 갖게 된 것일까?
야. 결과는 어떨까? 참담한 실패의 순간도 있었지만, 대
의 공동 작업으로 3국의 근현대사를 다룬 책을 만들어
물론 그 이유는 다양한 관점에서 찾을 수 있겠지. 국
개는 학생들의 호응이 좋은 편이었지.
냈어. 그런가 하면 일본과 한국의 뜻있는 역사교사들이
민 정서를 자극하는 선정적인 언론의 태도, 역사적 자부
만나‘한·일 공동 역사교재’
라는 부제를 단 몇 권의 책
심의 지나친 강조가 낳은 배타적 민족주의 성향 등…….
그러나 역사교사인 나는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역사수업
의 측면에서 그 답을 찾고 싶어. 즉 동북공정과 같은 사
건을 통해 우리 역사 교육의 실상을 성찰하는 계기로 삼
자는 거야. 그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에서‘역사교육의
국사 과목 시간을 3시간으로 늘리는 방안이 논의되었
강화’
로 나아가는 길이기 때문이지. 그런 관점에서 본
어. 조금은 숨통이 트이길 기대하고 있지.
다면 지금까지의 역사 수업은 과정을 생략한 채 결과만
둘째는‘교과서’문제야. 현재 국사교과서는 국사편
다룸으로써,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결과만 암기
찬위원회에서 만들고, 전국의 모든 고등학생들이 똑같
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봐. 새로운
은 교과서를 사용하고 있지. 난 교과서가 좀더 다양했으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국사라는 과목에 대해 어떻게 생
면 좋겠어. 사료도 더 풍부하게 싣고, 그림 및 사진 자료
그런데 수업방식을 바꾸는 데 역사교사의 힘으로는
을 만들어 내기도 했고. 나는 요즘 이 책들을 읽고 있어.
각하는지 물어보는데, 국사에 넌더
도 더 많이, 관련 설명도 좀더 친절하게 붙여주고, 읽기
극복이 잘 안 되는 부분이 있어. 첫째는‘시간’문제야.
올해쯤에는 이런 내용들을 엮어 수업으로 진행해 볼 생
리를 내는 학생들이 갈수록 늘고 있
자료도 더 많이 실어주고, 특정 사건에 대한 엇갈린 평
앞서 제시한 수업은 한 학기에 많아야 4번 정도 할 수
각이야. 나를 거쳐 간 학생들이 일본이나 중국의 학생들
어. 의미 모를 사건과 인명으로 가
가를 근거와 함께 실어놓기도 하고. 아마 이 모든 것을
있어. 일주일에 2시간씩 배정된 국사 시간으로는 일 년
을 만나 합리적인 논거로 토론을 벌이며 역사에 대한 인
득 찬 따분한 암기과목 - 이게 학
한 권의 교과서에 담기는 어렵겠지? 출판사별로 특색
내내 강의식으로 진행해도 진도를 다 나가기가 어려워.
식이 깊어지기를 꿈꾸면서.
생들의 공통된 답변이지. 가끔 역
있게 교과서를 개발해서 학교별로 협의를 통해 선정하
학생들이 가진 의문을 출발점으로 삼아 자료를 찾아 검
사가 정말 재미있다는 학생들을
면 되지 않을까? 그럼 역사에 대한 평가가 서로 엇갈려
증하고 결과를 만들어가는 방식의 수업을 해야 하는데,
만나기도 하는데, 그 동기를 대
국민 통합에 지장이 있다고? 우리나라는 교육과정이 워
현재 여건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워. 다행히 작년 연말에
부분 어릴 적 읽었던 책이나 영
낙 상세해서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거야.
열린 교육과정 개편 공청회에서 주당 2시간의 고등학교
화, 드라마에서 찾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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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경기교육
03
Inspiring Gyeonggi Education
2007
역사교육의 폭과 깊이
역사를 재미있게 가르치고 배울 수 있을까?
동아시아 3국 역사전쟁의 해법을 찾아서
이런 이유로 한결같은 나의 고민은 당연하게도‘어떻
그나저나 올해는 좀 조용히 지나가게 될까. 혹자는
게 하면 역사를 재미있게 가르치고 배울 수 있을까?’이
‘동아시아 3국의 역사전쟁’
이라고도 부르는 중국과 우
고, 지금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수업을 진행해 봤지. 그
리나라,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의 역사를 둘러싼 힘겨루
림으로 역사 상황 표현하기, 스피드 퀴즈, 유물을 통해
기, 이런 사건들을 보면서‘내가 할 일은 뭔가?’그런 생
역사 읽기, 역사적 내용을 담은 일기 혹은 기사문 쓰기,
각해 봤겠지. 넌 뭘 할 것 같니? 중국 정부와 일본 교과
역사 속 인물과 가상 인터뷰하기 등등… (더 멋진 방법
서 집필진들에 대한 분노? 국력 향상을 통한 중국과 일
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역사 선생님들이 많아. 내 수업도
본에 대한 승리 혹은 역공세 취하기? 글쎄… 일련의 사
그런 분들에게 많이 빚지고 있어.) 얼핏 공통점이 없어
건들을 통해 한, 중, 일 세 나라의 역사 인식에 큰 차이
보이는 이 수업들에도 원칙은 있지. 되도록 학생들이 스
가 있다는 것은 이미 극명하게 드러난 상태. 이 간극을
스로 자료를 조사거나 분석하는 등 학생 스스로 생각해
좁힐 수 있게 역사 인식의 접점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
우리 주장만 옳고 중국측 주장은 터무니없는 엉터리라
서 답을 얻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인다는 거
까? 잘 알려진 사실은 아니지만 한, 중, 일 역사학자들
는 식의 인식을 갖게 된 것일까?
야. 결과는 어떨까? 참담한 실패의 순간도 있었지만, 대
의 공동 작업으로 3국의 근현대사를 다룬 책을 만들어
물론 그 이유는 다양한 관점에서 찾을 수 있겠지. 국
개는 학생들의 호응이 좋은 편이었지.
냈어. 그런가 하면 일본과 한국의 뜻있는 역사교사들이
민 정서를 자극하는 선정적인 언론의 태도, 역사적 자부
만나‘한·일 공동 역사교재’
라는 부제를 단 몇 권의 책
심의 지나친 강조가 낳은 배타적 민족주의 성향 등…….
그러나 역사교사인 나는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역사수업
의 측면에서 그 답을 찾고 싶어. 즉 동북공정과 같은 사
건을 통해 우리 역사 교육의 실상을 성찰하는 계기로 삼
자는 거야. 그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에서‘역사교육의
국사 과목 시간을 3시간으로 늘리는 방안이 논의되었
강화’
로 나아가는 길이기 때문이지. 그런 관점에서 본
어. 조금은 숨통이 트이길 기대하고 있지.
다면 지금까지의 역사 수업은 과정을 생략한 채 결과만
둘째는‘교과서’문제야. 현재 국사교과서는 국사편
다룸으로써,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결과만 암기
찬위원회에서 만들고, 전국의 모든 고등학생들이 똑같
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봐. 새로운
은 교과서를 사용하고 있지. 난 교과서가 좀더 다양했으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국사라는 과목에 대해 어떻게 생
면 좋겠어. 사료도 더 풍부하게 싣고, 그림 및 사진 자료
그런데 수업방식을 바꾸는 데 역사교사의 힘으로는
을 만들어 내기도 했고. 나는 요즘 이 책들을 읽고 있어.
각하는지 물어보는데, 국사에 넌더
도 더 많이, 관련 설명도 좀더 친절하게 붙여주고, 읽기
극복이 잘 안 되는 부분이 있어. 첫째는‘시간’문제야.
올해쯤에는 이런 내용들을 엮어 수업으로 진행해 볼 생
리를 내는 학생들이 갈수록 늘고 있
자료도 더 많이 실어주고, 특정 사건에 대한 엇갈린 평
앞서 제시한 수업은 한 학기에 많아야 4번 정도 할 수
각이야. 나를 거쳐 간 학생들이 일본이나 중국의 학생들
어. 의미 모를 사건과 인명으로 가
가를 근거와 함께 실어놓기도 하고. 아마 이 모든 것을
있어. 일주일에 2시간씩 배정된 국사 시간으로는 일 년
을 만나 합리적인 논거로 토론을 벌이며 역사에 대한 인
득 찬 따분한 암기과목 - 이게 학
한 권의 교과서에 담기는 어렵겠지? 출판사별로 특색
내내 강의식으로 진행해도 진도를 다 나가기가 어려워.
식이 깊어지기를 꿈꾸면서.
생들의 공통된 답변이지. 가끔 역
있게 교과서를 개발해서 학교별로 협의를 통해 선정하
학생들이 가진 의문을 출발점으로 삼아 자료를 찾아 검
사가 정말 재미있다는 학생들을
면 되지 않을까? 그럼 역사에 대한 평가가 서로 엇갈려
증하고 결과를 만들어가는 방식의 수업을 해야 하는데,
만나기도 하는데, 그 동기를 대
국민 통합에 지장이 있다고? 우리나라는 교육과정이 워
현재 여건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워. 다행히 작년 연말에
부분 어릴 적 읽었던 책이나 영
낙 상세해서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거야.
열린 교육과정 개편 공청회에서 주당 2시간의 고등학교
화, 드라마에서 찾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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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경기교육
03
Inspiring Gyeonggi Education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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