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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교육
특히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는 인간이 인간을 충분히 개조할 수 있다고 어리석을 정도로 확신했어요.
당은 무오류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오류입니까? 그 커다란 오류 위에서 인간들의 본능적인 욕구,
이를테면 사적 소유나 권력의 횡포와 맞닿아버린 겁니다. 사회주의 관료들은 봉건 시대의 탐관오
리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인류사의 불행이긴 하지만, 더러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하면서 또 새롭게
모색하고 시도하는 그 끝없는 되풀이야말로 인간 특유의 아름다움입니다.”
☞ 희망은 어디에서 찾아야 합니까?
“사회주의 몰락은 역사의 필연성과 인간의 불확실성이 가져온 결과입니다. 실망할 것도 환호할
것도 없는 20세기의 실험일 따름이지요. 그런데 우리만 아직도 그 이데올로기에서 해방되지 못한
채 분단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 문제를 한꺼번에 얘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장기수
를 등장시켰습니다. 우리 민족의 통일은 이데올로기나 체제를 뛰어넘어 새로운 인간형을 발견해야만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번 소설에서도 그 주역이 될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배경에 깔아놓은
겁니다.”
☞ 분단 문제를 다루는 소설은 이 작품이 마지막입니까?
“분단 상황에서는 쓸 수 없는 이야기들, 이를테면 남북을 동시에 비판하며 여러 가지 질문을 놓고
객관적으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통일문학’은 통일이 돼야 가능할 겁니다. 대략 30년 후쯤에 통일
이 된다고 가정하면 그때까지 나는 살아 있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 15년쯤 후에 통일문학
을 써놓고 내가 죽은 뒤 통일이 되면 발표하게 할까 합니다.”
조정래씨는 지금 정권을 담당하고 있는 이른바 ‘진보세력’들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참
패한 것은 경제 정책의 실패에 대한 국민의 심판 때문이라고 규정했다. 이 정권이 잘한 것
도 많은데 결정적으로 ‘더 잘살고 싶은 욕구’를 채워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는 늘 꿈을 꾸는 존재이고, 꿈을 꾸지 않는 존재는 죽은 상태나 다름없다는 걸 감안하면
이 과정 자체도 희망으로 나아가는 길이라는 입장이다. ‘인간 연습’은 윤혁이 보육원 원
장 최선숙을 만나 아이들과 함께 따뜻한 노후를 살아가는 희망적인 분위기로 마감된다. 현
대사를 다룬 소설의 이데올로기 문제로 험난한 과정을 걸어와야 했던 조정래씨는 근년 들
어 7살, 4살짜리 손자들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 어린 몸의 따스함과 보드라움, 그 배릿
한 체취 속에서 인간의 가장 맑고 싱싱한 원형질을 보듬어 나가려는 새로운 ‘연습’을
시작한 것이다.
? 조정래씨 새 장편소설 ‘인간연습’ 출간 : 서울신문 | 2006. 06. 30
‘태백산맥´‘아리랑´‘한강´등 대하소설 3부작을 통해 분단문학의 거대한 산맥을
세운 소설가 조정래(64)가 신작 장편 ‘인간 연습´(실천문학사)을 출간했다. 계간 ‘실천
인문 · 사회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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