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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주인공은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것을‘게임오버’시키고 진행되던
사건이‘게임오버’되면 다른 사건으로 전개된다.
송경아의 <책>
17)
은 화자인 내가 책장을 정리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어머니
가 책으로 변해 꽂혀 있음을 알게 되고, 그 책에서 자신의 출생 비밀에 충격
을 받아 자기 삶을 책으로 만들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한다. 특히, 어머니의
죽음 후 방문한 사람들을 서술하는 장면에서 같은 똑 같은 문장을 두 번 반
복하는데, 이것은 무한 복제가 가능한 컴퓨터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새로운
기법이다. Ctrl -C(복사하기)와 Ctrl-V(붙이기) 기능은 순간적이고 실시간
적으로 무한 재생을 가능하게 한다. 작품에서 책의 한 글자 한 글자는 숨진
어머니의 삶과 작가의 삶을 변형시키고 있다. 영원의 기록에 대항해서 의미
없는 기록을 만들고 변조하나, 어느 것이 가짜고 어느 것이 진짜인지 알지
못하게 만들어 삶의 실체와 자기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회의하는 작가의
내면을 표현하고 있다.
18)
하이퍼텍스트문학인 <디지털 구보 2001년>
19)
은 구보, 이상, 구보의 어머
니 이 세 인물이 각 시간대별로 배치되어 있고 각 칸을 클릭할 때마다 그 시
간 서울의 한 공간에서 이 세 인물이 각자 겹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면서
사건을 만들어간다. 독자는 자기가 보고 싶은 시간대에 보고 싶은 인물들의
칸을 클릭해 가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복제와 변형, 새로운 이
어쓰기가 무한히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독자는 주어진 텍스트를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독자가 아니라 작품을 읽으면서 동시에 창작하는 프로슈머로 탄생
하게 된다.
말하고 움직이는 글 즉, 음향으로서의 소리, 문자의 움직임과 크기의 변화
로 글의 내용을 형식으로 표현하는 넷아트
20)
와 이미 발표된 영화나 드라마
등에 대해 그 작품의 팬들이 스토리 전개상 미진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을 보
17) 송경아, 책, 민음사, 1996.
18) 김재국,
“사이버 환경의 등장과 소설의 변화”
, 사이버문학론, 월인, 2001, 175쪽.
19) 정보 통신부에서 시도한 소설 프로젝트. 북토피아와 인터넷 MBC가 공동제작 해 시험서비스를 시작한
작품이다. 1930년대 박태원의 소설 <구보씨의 1일>, 1970년대 최인훈의 <소설가 구보씨의 1일>, 1990년
주인석의 <검은 상처의 블루스-소설가 구보씨의 하루>에 이르기까지 한국 지식인 소설의 계보를 이룬
구보이야기를 새로운 창작방식으로 이어쓰기를 한 본격 하이퍼텍스트 문학이다.
20) 스노켓http://www.snowcat.co.kr/ 사이트에는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일기, 카툰, 플래쉬, 카드, 포토
등의 항목에 고양이의 생활, 버릇, 그가 일으키는 일상의 소소한 사건들이 올려져있다. <게으름 지수 측
정>이란 플래쉬의 경우, 고양이가 멀리 떨어져 있는 음료수를 마시고 싶을 때, 기어가서 마시는 경우, 엄
사이버 문학은 문학의 유토피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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