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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함께 풀어가는 통합논술
이 책문에는 네 가지 질문이 포함되어 있는데, 세 가지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것이고, 한
가지는 당대의 일에 관련된 것이다. 이 책문은 응시생이 문제와 관련된 학습을 이미 했음을
전제로 하고 있는 점에서는 오늘날 논술과 같으나 제시문을 직접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과
제시하지 않은 사실에 대한 진술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은 차이가 있다. 이 보다 더 큰 차이는
책문에 대한 답인 대책(對策)이 실제로 지식인들 사이에 쓰인 글이었다는 점이다.
논술고사에서 요구하는 논술이 대학 입시에서만 통용된다는 점은 중고등학교 정규 교육에
서 논술교육을 제대로 실천하기 어려운 요인이 된다. 특히 논제와 관련된 현상에 대한 지식
이나 이해가 개별 교과의 전문적 지식과 연계되고, 진술 과정에서 논리가 강조되면서 논술은
국어교과의 쓰기 영역에서 다룰 수 없는 것이 되었다. 논술은 모든 교과에서 행해질 수 있
고, 또 그래야만 하지만, 논술이라는 쓰기의 양식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구체적인
논술 양식과 연계되지 않고 있으므로 논술은 학습자의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언어 행위가 되
지 못하고 있다. 나아가 통합교과형 논술의 경우 그 논제가 다루는 여러 교과 영역에 두루
통달한 교사가 없고, 그러한 논술고사에서 요구하는 글의 양식 자체가 국어교과는 물론, 우
리 사회에도 없으므로 이러한 논술은 언어 양식의 측면에서 보면 가상의 언어 행위에 지나
지 않고, 실제 논술 행위도 글쓰기로서의 논술보다 사고(思考) 행위로서의 논술로 흐를 가능
성이 있다.
사고 능력과 언어 능력의 밀접한 관련성을 고려하면 논술교육에서 사고력 교육을 중시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논술은 언어행위의 기본형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언어공동체 내에서는
구체적 양식으로 통용되는 의사소통의 한 양식이다. 그리고 이 소통 양식이 그 공동체의 문화
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 점이 간과되면서 논술에서 글쓰기는 단락 구성, 맞춤법, 원고지 사용법
차원의 조건으로 격하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므로 논술이 글쓰기의 하나라는 점, 논지의 전
개가 곧 쓰기의 전개라는 점, 어휘의 선택과 문장의 구성이 곧 사고의 진전이라는 점이 재인식
될 필요가 있다.
2. 논술에서 창의력의 의미와 그 평가 기준
가. 논술고사와 창의력
서울대학교에서 시행하는 논술고사는 다음과 같이 규정되고 있다.
논술고사는 비판적으로 글을 읽는 능력과 창의적으로 문제를 설정하고 해결하는 능력
그리고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시험이다. 비판적으로 글을
읽는다는 것은 반성적으로 생각하면서 글을 읽는 것을 말하며, 창의적으로 문제를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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