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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획
수능 이후의 교육활동
수능 이후의 교육활동
기 획
추어지면 그 다음 일은 술술 잘 풀리기 때문이다. 공부도 기본 지식이 있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으니 근본을 갖춘다
공든탑을
세우는시간
는 것은 그 무엇에 우선하여 중요하다. 그러나 눈앞의 결과만 생각하다 보면 근본을 놓치게 된다.
‘내’
가 이루고자 하는 그
무엇이 있다면 당장은 늦어 보이겠지만 근본을 다지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수험생이 누리는 지금의 시간이야 말
로 삶의 근본을 다지는 값진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덧붙여 견고한 토대 위에 이루고자 하는 삶의 목표는 두루뭉수리
교사 이 정 현
한 희망을 적은 추상화보다는 그것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인생의 항해 지도로 작성하는 것이 유익
경기도호국교육원 파견 근무
한 일일 것이다.
수능 시험은 해를 두고 온 나라가 치러야 하는 으레적인 일일지는 모르나, 이것저것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은 학생들에게
온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합격을 기원하는 찹쌀떡과 엿에 덕담을 곁들여 인생의 중요한 고갯길을 앞둔 수험생을 대하는
는 지금이 오히려 촌음(寸陰)마저 아까운지라 기대와 격려의 마음으로 응원을 보낸다.
모습이 이제는 당연한 풍속화 같기도 하다. 다소 떠들썩한 국가적인 행사라 할 수도 있겠다. 행여나 비행기 소음이 시험에
큰 지장을 초래할까봐, 분주한 출근길이 수험생들에게 불편을 초래할까봐, 시험장 주변을 오가는 행인의 발걸음마저도 조
심스러운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의 풍경은 사뭇 근엄하기까지도 하다.
오로지 자녀의 합격을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는 부모님들의 모습은 또 어떠한가. 한양 천릿길을 걸어 과거를 보기
수능이후의
위해 떠나는 자식을 배웅하고 찬 새벽이나 희미한 별빛 한밤중에도 정한수 두 손 모아 빌고 빌어 자식의 앞날을 밝히려는
지성감천의 그 모습이나 지금의 모습이나 다를 바 없다. 시대만 달랐지 모두가 인생의 한 고비를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모
값진사회경험
든 것을 빌고 주고자 하는 정성의 극치라 할 것이다.
김 나 영
어찌되었든 간에 고등학교 3년의 시간을 은행잎이 물들었는지 하늘이 맑고 파란지 별빛이 총총한지 느껴 볼 여유도 없이
김포고 졸업 / 공주교육대학교 재학
시간에 쫓겨 준비했던 나날들이 추억 속으로 저문다. 이제 수험생들은 시험을 화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눌 것이고, 그동안
눌러왔던 에너지를 하고 싶은 일에 쏟아 부을 즐거운 상상으로 고교시절의 남은 시간을 만끽할 것이다. 갇혀 지냈던 시간
앞에 펼쳐진 열린 시간이라고나 할까.
돌이켜 보면 고3 시절은 공부하는 것보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것이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지치고 힘들었던 나에
엉뚱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유리컵을 엎어 그 안에 벼룩을 넣어 두면 처음에는 높이 뛰다가 차츰
게‘수능 끝나면 다 해봐야지.’
하는 생각들은 혼자 생각만 해도 기분 좋아지게 했었다. 답답했던 고3시절이 끝나고 나면 공
더 높이 뛸 수 없음을 알고 항상 그 높이만큼만 뛰어오른다 한다. 그리곤 나중에 컵을 치워도 그 높이 이상으로 뛰지 않는
부라는 굴레를 벗어나 마음껏 공연도 보러가고, 여행도 가리라 다짐하곤 했다.
다고 한다. 컵의 높이 이상으로 뛰지 않는 것에 습관화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고정된 관념과 생각이 행동을 지배하는 예라
그러나 막상 수능이 끝나고 나니 시원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늘 가지고 있던 습관을 잃어버린 것처럼 뭔가 허전한 기분
하겠다. 각각의 시대를 규정하는 특징이 있으며 오늘의 사회 역시 수많은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간추린다면 아마도 변화
이 들었다. 공부 할 때는 대학을 가기 위해 내가 공부라도 할 수 있었지만 이미 수능 시험을 치렀기 때문에 더 이상 내가 할
속도가 빠르고 자기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의 발휘가 요구되며 덧붙여 넉넉한 인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인재를 요구하는
수 있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그저 결과의 발표까지 조마조마 하며 기다리는 일 밖에는 할 수 없었다.
사회라 할 것이다. 이제까지의 닫힌 시간이 정해진 틀과 주어진 일과(日課) 속에서 묵묵히 학업에 집중하기만을 요구하는
공부할 땐 그렇게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마음이 불안하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며칠을 그렇게 무의미한 시간으로 보냈던
시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스스로 개척해 가야 하는 시간이다. 유리컵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 첫발을 내민 것이나 다름
것 같다.
없게 되었다.
무엇인가 기억에 남는 일을 해 보기로 하고 선택한 것이 아르바이트였다. 처음 해 보는 사회생활이라 호기심도 있었지만
살면서 한 번 쯤은 기필코 시간을 내어서 고요한 내면의‘자아’
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수험생에게는 지금이 바로 그
일이 힘들고 또 아르바이트 시간 때문에 친구들과 여행도 제대로 갈 수 없었을 때는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많았지만 끝까
시기라 생각한다.
‘나’
에게 부여된 사명과 역할, 지금까지 한 일과 앞으로 해야 할 일, 내가 갖고자 하는 것과 되었으면 하
지 해 보겠다던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였다.
는 것,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가져야 할 가치관과 설계도 등 이제껏 시간의 허락이라는 제한에 묶여 살펴보지 못했던‘자아’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때의 경험이 이제 부모님의 울타리를 벗어나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나를 강하게 만들어 주는
의 구석구석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자아를 살핀 다음에는 주변을 돌아보고 배려하는 따뜻함도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가져야 할 것 같다. 수험생을 둔 집안은 기침소리 한 번 대놓고 하기도 어려운 것이 우리네 형편이니 그동안 마음을 졸이며
짧은 기간이었지만 아르바이트 생활은 부모님이 얼마나 힘들게 돈을 버시는지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던 값진 사회 경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었던 부모님과 주변의 가족, 보이지 않게 많은 도움을 주고 용기를 갖도록 격려해 주었던 이웃, 험난
험이었다. 나의 노력으로 처음 받아 본 아르바이트 비용을 통해 땀의 결실이 크다는 점과, 돈의 소중함도 일깨워 주었다.
한 시간을 함께 극복했던 친구의 새로움을 발견하는 여유와 넉넉함을 가졌으면 좋겠다. ‘나’
만의 시간과 공간에서 벗어나
이렇게 나의 수능 이후 아르바이트 생활은 참으로 많은 것을 일깨워 준 고귀한 경험이었다. 만약 또 다시 나에게 그런 시
‘우리’
를 생각하는 삶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우리는 무슨 일을 하기 전에 근본의 중요성을 말한다. 근본이 잘 갖
간이 주어진다면 어학 공부를 열심히 해서 나의 외국어 실력을 향상시키는 계기로 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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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경기교육
Inspiring Gyeonggi Education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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