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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까운 실정이다. 그런데 어떻게 서예지도를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답이 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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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를 않았다. 며칠을 고민하였다. 1주일이 지나고 2주일이 지나도록 생각을 해봐도 도무지 좋은 아이
디어가 떠오르지를 않았다.
어느 날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우리 학교 방송실은 학습 자료실을 겸하고 있다. 본관 뒤쪽에
있는 컨테이너 박스 속에는 잡다한 일반 자료를 보관하고 있지만 잘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곳
을 잘 정리하여 정비를 한다면 학습자료까지는 함께 관리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방송실은 8평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쪽방 같기는 하지만 서예실을 겸하여 활용하여도 가능할 것 같았다.
교장 선생님께 방과후 교육 활동의 일환으로 어린이들을 위해서 서예를 지도해 보고 싶다고 말씀
드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막상 마음은 먹었지만 교장 선생님께서 승낙을 하실지 걱정이 앞섰다. 말씀
을 드렸다가 혹시나 난색을 하신다거나 그것이 말이 되느냐고 비아냥거린다면 교감으로서의 망신일
수도 있어서 몇 번이고 주저하였다. 그러나 부딪쳐 보자. 놀자는 것도 아니고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참교육을 시켜보겠다는 것인데 무슨 망신?
다음날 아침 무렵, 교장실을 노크하였다. 갑자기 교장실에 들어오는 저를 보시고 교장 선생님은 순
간 깜짝 놀라는 모습이었다. ‘교감 선생님?’ ‘어쩐 일이세요?’ 무슨 말이라도 하려고 그러는건지 궁금
한 모습으로 소파에 앉으라고 권유를 하셨다. ‘교장 선생님? 드릴말씀이 있는데요.’ 하면서 좀 말을
흐리자 답답하신 듯 ‘어서 말씀이나 해 보세요.’ 라며 대답을 독촉하셨다. 어렵게 말을 꺼내자마자 의
외의 반응을 보이셨다. ‘교감 선생님께서 서예에 특기가 있어서 어린이들에게 그 능력을 발휘 좀 해
주셨으면 어떨까? 생각을 했었는데 그렇게 봉사를 해 주시겠다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오.’ 라며
매우 상기된 모습을 보이시며 나의 손을 꼭 잡으시면서 ‘그러한 뜻을 가지고 있었다니 참으로 고맙소.
같이 한 번 이 학교를 잘 만들어 봅시다.’ ‘그러나 교실이 없는데 어떻게 하지.’ 라며 난감해 하셨다.
나의 생각을 말씀드렸더니 ‘참 좋은 생각입니다. 그렇게 해 봅시다.’ 라고 서로 맞장구를 치면서 신뢰
감을 쌓는 타임을 가졌다.
다음 날 당장 컨테이너 박스를 정리하기 시작하였고 방송실의 학습자료도 옮기는 작업이 시작되었
다.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어려움이 그냥 놓아두지를 않았다. 난간에 부딪쳤다.
서예교육을 받기 위한 희망자를 신청 받았으나 예상외로 많은 어린이가 신청을 하였다. 수용 인원은
8명 정도밖에 되지를 않지만 13명이나 신청을 하였으니 어떻게 한단 말인가? 제비뽑기를 할까? 순번
제로 할까? 대기를 시킬까? 여러 가지 방법으로 궁리를 하였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한
어린이도 포기하게 하고 쉽지는 않았다. 궁리 끝에 고정된 시간표가 아니라 시간대를 Free로 운영하
면 전원 수용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2008 방과후학교 우수사례집｜ 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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