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04페이지
138페이지 본문시작
선생님 마당
선생님 마당
교원사계
교원사계
가출했다. 지금 그 상황이라면 부모님께 부드러운 말로 정중히 사양하는 편지를 써서 돈과 함께
인표창 1회 등 과분한 칭찬을 받았다.
보내드렸을 것이다. 두고두고 후회가 된다. 나의 성급하고 사려 깊지 못한 언행이 자퇴에 이르게
2003년 9월 나는 같은 경력자보다 비교적 늦게 교육의 꽃이라는 교장으로 승진하였다. 이제 단
한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 그 학생을 만나면 무어라고 변명할 것인지?
위 학교의 최고 경영자로서 인원과 시설 뿐 아니라 교육 활동 전반에 걸쳐 책임을 지고 관리해야
가장 힘들었지만 보람 있었던 시기는 1980년부터 만 7년간 근무한 여자고등학교 시절로 기억
하므로 어깨가 매우 무거웠다. 특히 학교 회계 업무에 대한 책임이 추가됨으로 인해 더욱 긴장하
된다. 2학년 인문반 담임을 1년 간 했고 3학년 담임을 5번 했다. 몇 년 동안은 담임을 하면서 교
고 살펴야 될 것이 많았다. 그동안 권위주의적인 교장을 여러분 모셔 보았다. 욕하면서 시어머니
무주임과‘국민정신교육 강화군 연구회’총무를 겸임했다. 할 일이 너무 많아 낮 시간만으로는
한테 배운다는 말이 있지만 걸핏하면 호통치고 부하 직원을 닦달하는 교장보다 중의에 의한 학교
주어진 일을 다할 수 없었다. 수업이 없는 이른 아침, 저녁 그리고 늦은 밤까지 일을 했다. 학생들
경영을 모토로 구성원들의 말을 존중하려고 애썼다. 내가 우겨 한 것은 1학년 수학의 수준별 수업
과 약속한 7시30분까지 등교하면 일감을 가지고 학급으로 들어가 교재 연구와 공문처리를 했다.
이다. 수준별 수업을 위해 강사를 따로 채용하여 2년간 지도해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지만
오후 정규 수업이 끝나면 다시 교실로 들어가 밤늦은 시각까지 역시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학생
2007년에 도입된‘무기 계약’
에 관한 법률 때문에 멈춰버려 아쉬움이 남는다. 또 학교 급식을 직
들의 자율 학습을 독려했다. 당시 내가 맡은 수업 시수는 정규 수업 시수가 24시간이고 역사가
영화하는 데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1년 동안 시행해 본 결과 100점은 아니더라도 교직원과 학생
전공인 내가 담당했던 과목은 1학년 윤리, 2학년 국토지리, 세계사, 3학년 국사, 인문지리 등 5과
학부모 모두 거의 만족해 했다. 학교장은 끊임없이 구성원과 대화하고 시설을 점검하면서 문제점
목이었다. 종합고등학교로 한 학년이 인문계 2반, 상과 2반의 총 4학급으로 편성돼 있어 국,영,
을 발견하여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무슨 일이든지 미리 계획하고 준비하면 실수를 최소화한
수를 제외한 과목은 전공 교사를 받는 데 한계가 있었다.
다. 급식소 증축, 에어컨 설치, 교실 증축, 운동장 복도, 수영장 수조 및 데크 수리, 과학실 리모델
방학이라고 쉴 수도 없었다. 지금같이 학교에서 저녁밥 주고 시간외 수당을 주는 시대가 아니어
링, 영어교실, 교실 도색 공사 등 일을 시키면 반드시 사전에 치밀하게 견적이나 설계를 해서 될
서 정말 힘들었다. 결국 1986년 여름 2달 동안은 병석에 누워야만 했다. 그렇지만 학생들이 나를
수 있는 대로 예산을 절약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공사가 진행되면 반드시 현장을 확인하고
믿고 잘 따라 주어서 진학률은 해마다 기대 이상으로 늘어났다. 손에 쥐는 것은 없지만 마음은 뿌
점검하여 설계대로 하고 있는지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시작 전과 중요한 진행 과정, 공사 후의
듯했다. 학생들이 고향 후배들이고 향학열이 불타고 있어 잘 따라 주었다. 부임 초에는 행정 업무
모습을 이제는 디지털 카메라에 담아서 저장 매체에 백업해 두면 문제가 있을 때나 감사 받을 때
로 도서계를 맡았다. 장서 숫자를 모두 확인한 다음 내 눈에 들어온 것이 배영사에서 발행한 교육
도움이 될 것이다.
학 시리즈였다. 그중에서도 제10권‘교직과 실무’
에는 학적 관리, 학급 관리, 공문서 처리, 주임
다시 교직에 들어 온다면 업무를 더 치밀하게 계획하고 준비하는 삶을 살 것이다. 휴식도 필요하
교사가 할 일 등 내가 당장 필요로 했던 것들이 자세히 기재되어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단순
지만 먼저 수업 준비를 한 다음 휴식을 취할 것이다. 그리고 학생이건 교직원이건 나와 관계있는 사
히 선배 교사들의 말만 듣고 교육 행정을 했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교육적이고 규정에 맞는 것인
람들을 잘 이해하고 관심을 가질 것이다.
지 체득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생은 한번만 사는 것이다. 할 일 없이 안주하여 살기엔 너무 무료하지 않은가? 후배 선생님들에
평교사 27년 반만에 교감으로 승진했다. 교감은 교장을 보좌하는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다. 나
게 감히 부탁 말씀을 드린다. 우리의 본업은 사랑스런 학생들을 잘 보살피고 가르쳐서 학생 개인의
는 교장 선생님이 자존심과 평정심을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교직원과 학
자아실현을 이루는 것이다. 이것이 선생님들의 삶도 보람되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생, 시설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수시로 선생님과 학생들을 만나고 학교를 순시하면서 수첩에
그동안 우리 경기교육에 발을 들여놓고 실수도 많았고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선후배 교육 동지들
메모한 후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보고 드렸다. 학교의 규모가 크므로 교감과 해당 교과의 중
이 이끌어 주고 덮어 주고 감싸 주어서 이제 즐거운 마음으로 축하를 받으며 경기교육을 뒤로 하
진 교사와 같이 수업 장학을 한 후 컴퓨터에 기록하고 저장하였다. 운이 좋고 주변에서 도와주어
려고 한다. 경기교육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다.
서 교감 직을 떠날 즈음인 2002년에는 국무총리학교표창 1회, 교육감 학교표창 4회, 교육감 개
136
Spring 2009
경기교육
137
선생님 마당
교원사계
교원사계
가출했다. 지금 그 상황이라면 부모님께 부드러운 말로 정중히 사양하는 편지를 써서 돈과 함께
인표창 1회 등 과분한 칭찬을 받았다.
보내드렸을 것이다. 두고두고 후회가 된다. 나의 성급하고 사려 깊지 못한 언행이 자퇴에 이르게
2003년 9월 나는 같은 경력자보다 비교적 늦게 교육의 꽃이라는 교장으로 승진하였다. 이제 단
한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 그 학생을 만나면 무어라고 변명할 것인지?
위 학교의 최고 경영자로서 인원과 시설 뿐 아니라 교육 활동 전반에 걸쳐 책임을 지고 관리해야
가장 힘들었지만 보람 있었던 시기는 1980년부터 만 7년간 근무한 여자고등학교 시절로 기억
하므로 어깨가 매우 무거웠다. 특히 학교 회계 업무에 대한 책임이 추가됨으로 인해 더욱 긴장하
된다. 2학년 인문반 담임을 1년 간 했고 3학년 담임을 5번 했다. 몇 년 동안은 담임을 하면서 교
고 살펴야 될 것이 많았다. 그동안 권위주의적인 교장을 여러분 모셔 보았다. 욕하면서 시어머니
무주임과‘국민정신교육 강화군 연구회’총무를 겸임했다. 할 일이 너무 많아 낮 시간만으로는
한테 배운다는 말이 있지만 걸핏하면 호통치고 부하 직원을 닦달하는 교장보다 중의에 의한 학교
주어진 일을 다할 수 없었다. 수업이 없는 이른 아침, 저녁 그리고 늦은 밤까지 일을 했다. 학생들
경영을 모토로 구성원들의 말을 존중하려고 애썼다. 내가 우겨 한 것은 1학년 수학의 수준별 수업
과 약속한 7시30분까지 등교하면 일감을 가지고 학급으로 들어가 교재 연구와 공문처리를 했다.
이다. 수준별 수업을 위해 강사를 따로 채용하여 2년간 지도해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지만
오후 정규 수업이 끝나면 다시 교실로 들어가 밤늦은 시각까지 역시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학생
2007년에 도입된‘무기 계약’
에 관한 법률 때문에 멈춰버려 아쉬움이 남는다. 또 학교 급식을 직
들의 자율 학습을 독려했다. 당시 내가 맡은 수업 시수는 정규 수업 시수가 24시간이고 역사가
영화하는 데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1년 동안 시행해 본 결과 100점은 아니더라도 교직원과 학생
전공인 내가 담당했던 과목은 1학년 윤리, 2학년 국토지리, 세계사, 3학년 국사, 인문지리 등 5과
학부모 모두 거의 만족해 했다. 학교장은 끊임없이 구성원과 대화하고 시설을 점검하면서 문제점
목이었다. 종합고등학교로 한 학년이 인문계 2반, 상과 2반의 총 4학급으로 편성돼 있어 국,영,
을 발견하여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무슨 일이든지 미리 계획하고 준비하면 실수를 최소화한
수를 제외한 과목은 전공 교사를 받는 데 한계가 있었다.
다. 급식소 증축, 에어컨 설치, 교실 증축, 운동장 복도, 수영장 수조 및 데크 수리, 과학실 리모델
방학이라고 쉴 수도 없었다. 지금같이 학교에서 저녁밥 주고 시간외 수당을 주는 시대가 아니어
링, 영어교실, 교실 도색 공사 등 일을 시키면 반드시 사전에 치밀하게 견적이나 설계를 해서 될
서 정말 힘들었다. 결국 1986년 여름 2달 동안은 병석에 누워야만 했다. 그렇지만 학생들이 나를
수 있는 대로 예산을 절약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공사가 진행되면 반드시 현장을 확인하고
믿고 잘 따라 주어서 진학률은 해마다 기대 이상으로 늘어났다. 손에 쥐는 것은 없지만 마음은 뿌
점검하여 설계대로 하고 있는지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시작 전과 중요한 진행 과정, 공사 후의
듯했다. 학생들이 고향 후배들이고 향학열이 불타고 있어 잘 따라 주었다. 부임 초에는 행정 업무
모습을 이제는 디지털 카메라에 담아서 저장 매체에 백업해 두면 문제가 있을 때나 감사 받을 때
로 도서계를 맡았다. 장서 숫자를 모두 확인한 다음 내 눈에 들어온 것이 배영사에서 발행한 교육
도움이 될 것이다.
학 시리즈였다. 그중에서도 제10권‘교직과 실무’
에는 학적 관리, 학급 관리, 공문서 처리, 주임
다시 교직에 들어 온다면 업무를 더 치밀하게 계획하고 준비하는 삶을 살 것이다. 휴식도 필요하
교사가 할 일 등 내가 당장 필요로 했던 것들이 자세히 기재되어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단순
지만 먼저 수업 준비를 한 다음 휴식을 취할 것이다. 그리고 학생이건 교직원이건 나와 관계있는 사
히 선배 교사들의 말만 듣고 교육 행정을 했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교육적이고 규정에 맞는 것인
람들을 잘 이해하고 관심을 가질 것이다.
지 체득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생은 한번만 사는 것이다. 할 일 없이 안주하여 살기엔 너무 무료하지 않은가? 후배 선생님들에
평교사 27년 반만에 교감으로 승진했다. 교감은 교장을 보좌하는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다. 나
게 감히 부탁 말씀을 드린다. 우리의 본업은 사랑스런 학생들을 잘 보살피고 가르쳐서 학생 개인의
는 교장 선생님이 자존심과 평정심을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교직원과 학
자아실현을 이루는 것이다. 이것이 선생님들의 삶도 보람되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생, 시설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수시로 선생님과 학생들을 만나고 학교를 순시하면서 수첩에
그동안 우리 경기교육에 발을 들여놓고 실수도 많았고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선후배 교육 동지들
메모한 후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보고 드렸다. 학교의 규모가 크므로 교감과 해당 교과의 중
이 이끌어 주고 덮어 주고 감싸 주어서 이제 즐거운 마음으로 축하를 받으며 경기교육을 뒤로 하
진 교사와 같이 수업 장학을 한 후 컴퓨터에 기록하고 저장하였다. 운이 좋고 주변에서 도와주어
려고 한다. 경기교육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다.
서 교감 직을 떠날 즈음인 2002년에는 국무총리학교표창 1회, 교육감 학교표창 4회, 교육감 개
136
Spring 2009
경기교육
137
138페이지 본문끝
메뉴
현재 포커스의 아래내용들은 동일한 컨텐츠를 가지고 페이지넘김 효과및 시각적 효과를 제공하는 페이지이므로 스크린리더 사용자는 여기까지만 낭독하시고 위의 페이지이동 링크를 사용하여 다음페이지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