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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1]
울의 구로동 변두리이다. 구로동은 근대화 바람이 불기 시작한 70년대 우리 사
회의 이농 가족들이 감내해야 했던 고통스러운 환경이다. 낯선 도시의 공단에
서 도시 빈민이 겪어야하는 소외감과 절망감을 안고 삶과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된다.
작가는 유소년기의 시간을 거치면서 뚜렷이 대비되는 두 개의 세계를 갖게
된다. 하나는 강화도 시절로, 가난한 현실을 뛰어넘는 유아적이고 자기충족적
인 상태에 머물러 있는 낙관적이고 낭만적인 모험과 놀이의 세계이다. 다른 하
나는 구로동 시절이 제공해준 암울하고 강력한 계층적 현실에 고착된 어두운
절망과 숙명의 세계이다.
그의 초기작들은 절망스런 세계에 대한 강한 인식이 드러나 있으며, 삶이란
벗어날 수 없이 상속되는 굴레와도 같다는 의식을 낳는다. 그의 유소년기의 결
핍은 작품 활동 초기의 중요한 문학적 자산이 된다. 이향, 도농 체험은 그의 문
학 세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고향과 구로동 시절은 소설에서 다양
하게 원용되고 있다. 대표작으로 『노을은 다시 뜨는가』(1990년), 『라디오 라
디오』(1995년) 등이 있다.
『노을은 다시 뜨는가』에 실린 초기작들은 두 시기의 경험과 의식을 담고 있
다. 특히 설화적이고 토속적인 분위기와 장치들, 불우한 운명의 반복, 벗어날
수 없는 숙명적인 삶이라는 모티프는 유소년기의 체험이 바탕이 되어 그의 의
식적, 미적 성향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라디오 라디오』에서 작가는 좀 더 편하고 자유롭게 어린 시절을 회고하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이데올로기로 포장되지 않은 삶의 실제를 볼 수 있
는 눈을 제시하고 있다. 이 삶은 전시의 평화로움이나 전후의 권태로움 같은
긴장 뒤에 숨어 있는 여유나 이완인 것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편협한 이데
올로기의 시대를 조롱하고 전복시킨다. 발랄하고 천진한 유년기는 허황된 거대
담론을 무화시키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로 상반된 것으로 남아 있는 유소년기의 체험은 그의 초기작과 이후의 작
품들에서 일정한 시간적 거리를 두고 재생하여 반추되고 있다. 작가는 이 시기
를 거쳐 성년으로 들어간다.
3. 성년기의 정체성 발견
서울 배재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1974년) 문학에 많은 관심은 갖게 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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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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