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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피아
동화
자 전 거
(상)
김 완 기
/ 성남정자초등학교 교감
‘오늘 학원 가는 거 잊지 않았지? 2시까지 가야 된다.’어머니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어머니는
나를 움직이는 휴대폰이라는 리모컨이 있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 리모컨의 움직임을 벗어날 수
없다. 나의 생활의 주인은 나인데 어머니는 학원 때문에 내가 계획하고 숨 쉴 틈을 만들어주지 않
는다. 우리 아파트 다른 아이들도 그 정도는 다니니까 나도 다녀야 된다고 한다. 남들이 하기 때
문이다. 그래야 따라갈 수 있다고 한다. 솔직히 학원에서 공부 다 하고 나면 학교 공부는 재미가
없다. 벌써 다 배운 거니까. 지난번에도 학원 줄여달라고 했는데 어머니는 줄여줄 생각을 하고 있
지 않다.
나만의 계획표를 짤 수가 없을까? 내만의 생활 계획을 조절할 수는 없을까. 가끔 탈출하고 싶은
생각을 갖는다. 나는 영수에게 오늘 오후는 학원을 가지 말고 탄천으로 자전거 타고 돌자고 했다.
영수는 나의 생각에 찬성을 했다. 그래서 우리는 학교를 마치자마자 탄천으로 향했다. 어머니 몰
래 학원을 빼먹은 것이다.
영수는 내 짝이다. 영수를 만난 것은 우리 학교로 전학 온 3학년 때이다. 그때는 같은 반이 아
니어서 잘 몰랐다. 그렇지만 같은 아파트에 살아 자주 만나게 되었다. 5학년이 되어서 우리는 한
반이 되고 더 친하게 되었다. 이제는 이심전심 통하는 관계가 되었다.
우리 둘은 자전거를 타고 아파트 후문을 빠져나와 탄천으로 향했다. 파란 가을 하늘, 억새 사이
로 졸졸졸 속삭이는 냇물이 유난히 짙푸른 빛을 띠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박자에 맞추어 춤추는
갈대가 뒤로 스쳐 지나간다. 부드럽게 귓불을 만지는 바람, 소리 죽여 흐르는 냇물이 나를 부르는
듯하다. 이 길을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간다.
영수 자전거는 유난히 번쩍이는 씽씽 21단 자전거다. 작년 어린이날 아버지가 사준 내 자전거
도 영수처럼 21단 자전거는 아니지만 남들이 부러워하던 씽씽 자전거였는데 지난 봄 학교 옆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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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umn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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