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44페이지

대학이 배움의 최고 단계요, 마지막 완성 단계라는 말은 오늘날의 기술과 지식의 진화가 빠르게 팽창하
는 시대에는 통하지 않는 말이다. 지식과 정보가 계속해서 축적되고 그 순환 속도가 매우 빠른 지식 정보
사회가 시작되면서 사회 구성원들의 배움의 과정에 마침표가 없어졌다. 우리는 계속하여 지식을 배워야 하
고, 기술을 익혀야 한다. 기존에 익혔던 전공 지식만 믿고 새로운 지식의 수용에 나태하거나 방관한다면 사
회적 소외계층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러한 평생교육과 지식의 통섭이 요구되는 변화 속에서 대학이 담당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가?
현실적으로 볼 때 오늘날 대학의 교육이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킬 만큼 교육콘텐츠를 완성시킬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 대학의 체제와 특성상 지식과 기술의 수급이 현장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대학이 지식과 기술을 완벽하게 갖춘 인재를 양성한다는 과욕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맞춘, 좀 더 실질적인 사명을 대학 스스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
21세기의 대학의 사명은 학생들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지식의 가치와 효용성을 일깨워 평생 학습의 동기
를 진작시키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이 대학에서 학문을 연마하는 과정은 지식의 기본 원리와 이
론을 성찰하고 이를 자신의 지식으로 내면화하기 위한 지식습득의 연습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지속적으
로 연습하여 자신의 몸에 지식을 탐구하고 배우는 자세가 붙도록 해야 한다.
또한 대학은 폭넓은 교양 공부와 독서를 진지하게 경험하게 함으로써 학생들이 자기 가치를 회복하여 사
회의 건강한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인격의 바탕을 형성시켜 주어야 한다. 사회에서 한 개인이 가진 지식의
양과 깊이가 사회적 성공을 가늠하는 지표가 된다면 개인이 갖고 있는 자존감의 양과 깊이는 삶과 죽음을
가르는 일이 되기도 한다. 무한 경쟁이라는 단어를 하루에도 서너 번씩 들어야 하는 현대인의 삶에서 자신
의 가치를 굳건히 믿는 자존감의 버팀목이 없이는 경쟁의 블랙홀에 휘말려 자신을 지키기가 어렵다. 대학
은 학생들이 더 많은 지식을 획득하도록 재촉하기 전에 학생 각자 고유한
자신의 가치를 분명하게 발견하고 삶의 지표를 분명히 할 수 있도록 돕
는 일을 먼저 신경 써야 한다.
사실 학생 개인의 자존감과 가능성을 일깨우는 일은 단순히 지식 학
습을 강화하는 일보다 훨씬 어렵다. 그러나 교육의 기능이 무한 반복적
인 경쟁의 쳇바퀴만을 돌리는 데 있지 않고 개인의 가능성과 자존감을
일깨우는 일을 우선하여야 한다는 데 있다면 이를 이루어나가기 위한 프
로그램 개발을 게을리 할 수는 없다.
대학이 학원이나 기술훈련소와 구별되는 가치가 바로 여기에 있다.
06
경기도교육청
2010
7

현재 포커스의 아래내용들은 동일한 컨텐츠를 가지고 페이지넘김 효과및 시각적 효과를 제공하는 페이지이므로 스크린리더 사용자는 여기까지만 낭독하시고 위의 페이지이동 링크를 사용하여 다음페이지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