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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평소 점심시간이 되면 억눌려 있는 감정들이 폭발하는 것인지 친구들에게 장난을 심하게 치고 싸워 나에게
혼이 날 때도 있지만 특유의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잘못했다는 시늉을 하며“아키(아이스크림)?, 아키?”
하며 애교를
부린다. 미워할 수 없는 이 녀석……. 그동안 특수학급을 맡으며 4계절이 흘러갔다.
봄처럼 설렘을 가득 안고 내게 주신 아이들에게 사랑을 듬뿍 담아 안고 다가갔던 날, 여름처럼 뜨겁고 치열한 땀을
흘렸던 날, 가을처럼 풍성한 수확으로 감사가 넘쳤던 날, 아이들의 아픔을 품으며 겨울처럼 차가운 바람을 함께 맞았
던 날…… .
우리 반 아이들 세 명으로 사물놀이를 하겠다며 초등학교 때의 기억을 되짚어 꽹과리를 들고 우리 아이들에게 악
기 한 개씩을 맡겨 운동회에서 공연을 했던 햇병아리 교사의 2007년, 교장선생님의 제의로 우리 학교 사물놀이부를
맡아 지도하여 양주시 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했던 비약적인 발전의 해 2008년,
‘뭔가 보여 드리겠습니다.’
라는 각오
로 신디사이저, 드럼, 플룻, 탬버린, 기타 등 우리 아이들 5명과 3명의 선생님들이 힘을 합쳐 각자 악기를 맡겨 별빛
밴드라 이름하고‘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를 신나게 연주했던 2009년, 3년 동안 일군 우리학교 사물놀이부가 드디어
경기도대회에서 각 시 대표 33팀을 누르고 장려상을 수상한 벅찬 감동의 해 2010년까지……. 눈을 감으면 그간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맑고 작은 숲 속 산길에 아름드리 나무들이 서 있다. 나무들은 제각각 선생님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뿌리를 튼튼히
내리고 작은 동산을 지키기 위해 비바람을 견뎌낸다. 그리고 소담스러운 제자 열매들을 맺을 그 날을 꿈꾸며 오늘도
미소를 짓는다.
“저기 높이 솟은 산이 되기보다 저기 오름직한 동산이 되길……. 내가 가는 길 비추기보다는 누군가의 빛을 비춰준
다면…….”
보람을 주는 우리 아이들, 사랑을 주는 우리 아이들, 내가 가르친다고는 하지만 준 것보다는 오히려 받은
게 더 많은 감사의 시간들이 흘러가고 있다.
또 우리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무언가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위해 애쓰시는 통합반 동료 선생님들.
말없이 든든하게 우리 아이들을 사랑하시고 지원해주시는 교장, 교감선생님. 날마다 때마다 아이들과 나와 함께 울고
웃어주시는 학부모님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깊은 감사가 샘솟듯 넘쳐난다.
지난 4년간의 짧은 교직경력을 쌓으며 나는 교직이 내 적성이요, 특수교사가 내 천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얼
마나 감사한 일인지……. 우리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어서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지…….
때로 나는 우리 아이들을 향한 선입견으로 인해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소통을 막는 자신만의 장애들로 인해 아픔을 겪
을 때도 있다. 그러나 이 고난마저도 즐겁다. 고난은 성숙의 지름길임을 나도, 우리 아이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별빛이라는 이름을 되새기며 오늘 그리고 내일을 힘차게 걸어갈 것이다.
12
경기도교육청
20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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