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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스승릴레이 :예순다섯번째
‘N포세대’,‘을’로내던져진 청춘들의이야기
각에 혼란스럽다. 이렇듯 로봇이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게 되는 상황을 바탕으로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현대인이 자신의 사회적
위치와 정체성을 고민하는 모습이 그려진 작품이다.
‘N포세대’,‘을’로내던져진
#김재영「코끼리」
‘나'는 네팔인 아버지와 조선족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진 소년이다. 어머니는 일을 다니기 시작하더
청춘들의이야기
니 화장이 진해지고 결국 집을 나갔다. 아버지는 네팔에서는 천문학을 공부했지만, 한국에서는 전구를 만드는 일을 하다 병을 얻
어 그만두고 종이 상자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가난한 이국민들이 사는 동네는 항상 처절하고 슬픈 일로 가득하다.
어둠이짙다.더듬듯이한발한발내딛는데도웅덩이에발일빠져넘어질뻔했다.그래도어지러운네온불빛보다는고른어
둠이낫다.가망없는인정을기대하는것보다도둑질을할수있는강한심장을갖는게더나은것처럼아버지는미친듯이
철산중학교범인경선생님
빛을뿜는네온사인은단하나의그림자도만들지못한다고늘못마땅했다.아버지는언제나푸른달빛을그리워했다.밤이면
용돈벌이라고는 교사가 되기 전, 몇 달간 친척 동생에게 과외한 게 전부인 나에게 요즘 아이들의 아르바이트 생활은 낯설기만 하
만병초그림자를땅위에가지런히뉘어놓고세상을휴식하게한다는히말라야의달빛…….오늘밤엔왠지나도그런달빛
다. 쉬는 시간이면 “고기집 불판 갈이가 시급이 높고, 시내 00 사장님은 악덕 사업주”라는 둥, “지난 주말 웨딩홀 서빙은 힘들지만
이보고싶다.(194쪽)
버텨서 핸드폰 바꾸고, 신발을 사야겠다”는 둥의 대화가 오가곤 한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은 이렇게 용돈을 벌고 있는데, 당장 맞
이 작품은 고향에도 한국에도 속할 수 없는 서글픈 삶을 살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열세 살의 시선으로 그리
닥뜨릴 직업의 현장을 대입을 핑계 대며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닌가’하는 미안함과 아이들과 ‘땀과 일의 가치’를 토론하고 싶다는 간
고 있다. '나'는 구름보다 높은 히말라야에서 태어나 후미진 공장 지대에서 살아가는 아버지가 힌두교 신화에 나오는 우주를 떠받
절함이 교차했다. 교과서에서 제시하는 자료는 아이들의 현실과는 한참이나 멀어서 함의를 올곧게 이해하고 적용하기에 버거웠
치는 코끼리와 닮았다고 생각한다. 아버지가 전해주는 아름다운 설산(안나푸르나) 이야기를 천천히 곱씹어 읽다보면, 어느새 주
고 시험에나 나오는 것으로 치부되기 마련이었으니 말이다. 21세기라고 하지만, 세상은 청춘들에게 훨씬 가혹해졌고, 교사인 우리
인공 아스카가 깊은 외로움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필사하고 싶은 부분이 많은 소설이다.
가 살던 80, 90년를 끌어오기에는 그때와는 한참 달랐다. 아이들과 새롭게 일과 직업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힘과 노
력으로 세상과 정직하게 만나는 노동의 가치를 나누어야겠다고 고민할 때 만난 책이 「땀 흘리는 소설」이었다.
#장강명「알바생자르기」
정규직 과장인 ‘은영’은 표정이 뚱하고 업무능력이 떨어지는 알바생 ‘혜미’를 근무태도를 문제 삼아 월말까지만 다니라고 말한다.
“「땀 흘리는 소설」은 현직 교사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제자들을 걱정하며, 앞으로의 사회생활
‘혜미’는 정식 해고통지서를 받지 못했으니 부당하다고 이의제기하여 삼 개월 치 월급과 퇴직금을 받고, 4대 보험료 미가입을 문
에 지표가 되어 줄 8편의 소설을 가려 엮은 책이다.” (예스24책소개중)
제 삼아 합의금을 은영에게 받고, 다음 취업에 유리하도록 수정한 경력증명서까지 받아 간다. 이 과정에서 긴장과 갈등을 겪으며
청소년 권장 도서 목록에서 한 번쯤 만난 익숙한 작가들의 젊은 소설이다. 김혜진 「어비」, 김세희
은영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작품의 묘미는 여기서부터이다. 지금까지 은영의 시선에서 서술되던 소설은 마지막에 혜미의
「가만한 나날」, 김애란 「기도」, 서유미 「저건 사람도 아니다」, 구병모 「어디까지를 묻다」, 김재영 「코
시선으로 바뀐다.
끼리」, 윤고은 「P」, 장강명 「알바생 자르기」, 8편의 소설은 각각 인터넷 방송 BJ, 공무원 시험 준비
여자아이는가방에손을넣어봉투를확인했다.봉투를떨어뜨리고돈을잃어버리게되지않을까겁이났다.건물을나서자마
생, 카드사 콜센터 직원, 외국인 이주 노동자, 알바생 등 세상에 ‘을로 내던져진 청춘들의 이야기를
자은행을찾아갈참이었다.학자금대출을제때갚지못해독촉을받고있었다.여전히발목이아팠다.인대수술을받느라퇴
통해 ‘일의 가치, 직업 선택과 직업 윤리, 청년 실업, 여성 노동, 감정 노동, 이주 노동, 산업 재해, 해
직금을다썼지만별로나아진게없는것같았다.(266쪽)
고’ 등에 대해 문제 제기하고 있다.
소설 내내 영악하게 보였던 혜미가 사실 어린 아이었구나 얼마나 조마조마 했을까 하는 안스러움이 든다. 독자는 을 중의 을인 알
#서유미「저건사람도아니다」
바생을 철저히 갑의 시선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당연한 권리인 혜미의 요구가 회사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였던 것이다. 직원들 1
이혼 후 혼자 아이를 키우며 집안일과 회사 일로 정신이 없는 ‘나’는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홍’과 늘 활기찬 후배 ‘구’를 보면서
차 회식비보다 적은 알바비를 받으면서 회식에서 제외되는 알바생. ‘혜미’가 사회인으로서가 아니라, 우리 가족의 일원이라면 어
열등감을 느낀다. 부서의 인원 감축이 예고된 상황에 내몰린 ‘나’는 로봇 도우미 파견 업체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떤 시선을 가지게 될까 생각해 본다.
트윈사이보그시스템에대한업체측의자신감은대단했다.발급가능판정을받고도누리지않는건손해라고했다.사이보
에필로그
그에게집안일을맡긴다고해서인생의시름이반으로줄어들거나삶이완전히바뀔거라고기대하진않았지만,흥미가생기
2022학년도, 고등학교 2학년 수행평가로 한 시간에 한 편씩 6편 읽기를 실시했다. 더 나아가 교실 한 켠에 있는 태블릿을 꺼내 표
는건사실이었다.어차피반복되는일을시킬거라면로봇이라도상관없지않을까.(118쪽)
준계약서 작성하기, 가습기 살균제 사건 검색, 감정노동자의 사례 찾기와 대안을 고민하여 발표도 했다. 문학 교과서에서 보지 못
그렇게 자신과 똑같이 생긴 로봇에게 아이 돌보기와 회사 일까지 맡겼는데 ‘나’보다 일을 잘 처리하여 여유 있는 시간을 갖게 된
한 직업군과 기발한 상상에 아이들은 금방 몰입하고 공감했다. 그간 끊겼던 토론이 가능했다. 아이들은 간만에 ‘문학 작품을 읽고
다. 그리고 열흘 만에 사무실에 복귀해보니 모든 게 예전 같지 않았고, 지금 사무실에 있는 사람들이 원하는 게 ‘나’가 아니라는 생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배우고 이야기를 나누는 수업’이었노라고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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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포세대’,‘을’로내던져진 청춘들의이야기
각에 혼란스럽다. 이렇듯 로봇이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게 되는 상황을 바탕으로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현대인이 자신의 사회적
위치와 정체성을 고민하는 모습이 그려진 작품이다.
‘N포세대’,‘을’로내던져진
#김재영「코끼리」
‘나'는 네팔인 아버지와 조선족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진 소년이다. 어머니는 일을 다니기 시작하더
청춘들의이야기
니 화장이 진해지고 결국 집을 나갔다. 아버지는 네팔에서는 천문학을 공부했지만, 한국에서는 전구를 만드는 일을 하다 병을 얻
어 그만두고 종이 상자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가난한 이국민들이 사는 동네는 항상 처절하고 슬픈 일로 가득하다.
어둠이짙다.더듬듯이한발한발내딛는데도웅덩이에발일빠져넘어질뻔했다.그래도어지러운네온불빛보다는고른어
둠이낫다.가망없는인정을기대하는것보다도둑질을할수있는강한심장을갖는게더나은것처럼아버지는미친듯이
철산중학교범인경선생님
빛을뿜는네온사인은단하나의그림자도만들지못한다고늘못마땅했다.아버지는언제나푸른달빛을그리워했다.밤이면
용돈벌이라고는 교사가 되기 전, 몇 달간 친척 동생에게 과외한 게 전부인 나에게 요즘 아이들의 아르바이트 생활은 낯설기만 하
만병초그림자를땅위에가지런히뉘어놓고세상을휴식하게한다는히말라야의달빛…….오늘밤엔왠지나도그런달빛
다. 쉬는 시간이면 “고기집 불판 갈이가 시급이 높고, 시내 00 사장님은 악덕 사업주”라는 둥, “지난 주말 웨딩홀 서빙은 힘들지만
이보고싶다.(194쪽)
버텨서 핸드폰 바꾸고, 신발을 사야겠다”는 둥의 대화가 오가곤 한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은 이렇게 용돈을 벌고 있는데, 당장 맞
이 작품은 고향에도 한국에도 속할 수 없는 서글픈 삶을 살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열세 살의 시선으로 그리
닥뜨릴 직업의 현장을 대입을 핑계 대며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닌가’하는 미안함과 아이들과 ‘땀과 일의 가치’를 토론하고 싶다는 간
고 있다. '나'는 구름보다 높은 히말라야에서 태어나 후미진 공장 지대에서 살아가는 아버지가 힌두교 신화에 나오는 우주를 떠받
절함이 교차했다. 교과서에서 제시하는 자료는 아이들의 현실과는 한참이나 멀어서 함의를 올곧게 이해하고 적용하기에 버거웠
치는 코끼리와 닮았다고 생각한다. 아버지가 전해주는 아름다운 설산(안나푸르나) 이야기를 천천히 곱씹어 읽다보면, 어느새 주
고 시험에나 나오는 것으로 치부되기 마련이었으니 말이다. 21세기라고 하지만, 세상은 청춘들에게 훨씬 가혹해졌고, 교사인 우리
인공 아스카가 깊은 외로움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필사하고 싶은 부분이 많은 소설이다.
가 살던 80, 90년를 끌어오기에는 그때와는 한참 달랐다. 아이들과 새롭게 일과 직업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힘과 노
력으로 세상과 정직하게 만나는 노동의 가치를 나누어야겠다고 고민할 때 만난 책이 「땀 흘리는 소설」이었다.
#장강명「알바생자르기」
정규직 과장인 ‘은영’은 표정이 뚱하고 업무능력이 떨어지는 알바생 ‘혜미’를 근무태도를 문제 삼아 월말까지만 다니라고 말한다.
“「땀 흘리는 소설」은 현직 교사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제자들을 걱정하며, 앞으로의 사회생활
‘혜미’는 정식 해고통지서를 받지 못했으니 부당하다고 이의제기하여 삼 개월 치 월급과 퇴직금을 받고, 4대 보험료 미가입을 문
에 지표가 되어 줄 8편의 소설을 가려 엮은 책이다.” (예스24책소개중)
제 삼아 합의금을 은영에게 받고, 다음 취업에 유리하도록 수정한 경력증명서까지 받아 간다. 이 과정에서 긴장과 갈등을 겪으며
청소년 권장 도서 목록에서 한 번쯤 만난 익숙한 작가들의 젊은 소설이다. 김혜진 「어비」, 김세희
은영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작품의 묘미는 여기서부터이다. 지금까지 은영의 시선에서 서술되던 소설은 마지막에 혜미의
「가만한 나날」, 김애란 「기도」, 서유미 「저건 사람도 아니다」, 구병모 「어디까지를 묻다」, 김재영 「코
시선으로 바뀐다.
끼리」, 윤고은 「P」, 장강명 「알바생 자르기」, 8편의 소설은 각각 인터넷 방송 BJ, 공무원 시험 준비
여자아이는가방에손을넣어봉투를확인했다.봉투를떨어뜨리고돈을잃어버리게되지않을까겁이났다.건물을나서자마
생, 카드사 콜센터 직원, 외국인 이주 노동자, 알바생 등 세상에 ‘을로 내던져진 청춘들의 이야기를
자은행을찾아갈참이었다.학자금대출을제때갚지못해독촉을받고있었다.여전히발목이아팠다.인대수술을받느라퇴
통해 ‘일의 가치, 직업 선택과 직업 윤리, 청년 실업, 여성 노동, 감정 노동, 이주 노동, 산업 재해, 해
직금을다썼지만별로나아진게없는것같았다.(266쪽)
고’ 등에 대해 문제 제기하고 있다.
소설 내내 영악하게 보였던 혜미가 사실 어린 아이었구나 얼마나 조마조마 했을까 하는 안스러움이 든다. 독자는 을 중의 을인 알
#서유미「저건사람도아니다」
바생을 철저히 갑의 시선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당연한 권리인 혜미의 요구가 회사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였던 것이다. 직원들 1
이혼 후 혼자 아이를 키우며 집안일과 회사 일로 정신이 없는 ‘나’는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홍’과 늘 활기찬 후배 ‘구’를 보면서
차 회식비보다 적은 알바비를 받으면서 회식에서 제외되는 알바생. ‘혜미’가 사회인으로서가 아니라, 우리 가족의 일원이라면 어
열등감을 느낀다. 부서의 인원 감축이 예고된 상황에 내몰린 ‘나’는 로봇 도우미 파견 업체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떤 시선을 가지게 될까 생각해 본다.
트윈사이보그시스템에대한업체측의자신감은대단했다.발급가능판정을받고도누리지않는건손해라고했다.사이보
에필로그
그에게집안일을맡긴다고해서인생의시름이반으로줄어들거나삶이완전히바뀔거라고기대하진않았지만,흥미가생기
2022학년도, 고등학교 2학년 수행평가로 한 시간에 한 편씩 6편 읽기를 실시했다. 더 나아가 교실 한 켠에 있는 태블릿을 꺼내 표
는건사실이었다.어차피반복되는일을시킬거라면로봇이라도상관없지않을까.(118쪽)
준계약서 작성하기, 가습기 살균제 사건 검색, 감정노동자의 사례 찾기와 대안을 고민하여 발표도 했다. 문학 교과서에서 보지 못
그렇게 자신과 똑같이 생긴 로봇에게 아이 돌보기와 회사 일까지 맡겼는데 ‘나’보다 일을 잘 처리하여 여유 있는 시간을 갖게 된
한 직업군과 기발한 상상에 아이들은 금방 몰입하고 공감했다. 그간 끊겼던 토론이 가능했다. 아이들은 간만에 ‘문학 작품을 읽고
다. 그리고 열흘 만에 사무실에 복귀해보니 모든 게 예전 같지 않았고, 지금 사무실에 있는 사람들이 원하는 게 ‘나’가 아니라는 생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배우고 이야기를 나누는 수업’이었노라고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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